과거의 뇌 수술
과거 뇌의 한 부분에 병변이 생긴 경우,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삼국지 연의 속에서 조조의 경우 뇌막염에 걸리게 되자, 화타가 머리를 도끼로 쪼개려고 했습니다. 물론 이는 연의의 내용으로 창작이 가미된 이야기이지만 나관중이 소설을 쓸 당시에는 뇌에 문제가 생기면 물리적으로 머리, 두개골을 쪼개 그 원인을 제거해야한다는 생각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전으로 가보자면 제우스가 지혜의 물을 삼킨 이후 머리가 매우 아파오자, 헤파이스토스가 도끼로 머리를 쪼갰습니다. 이후 쪼개진 머리에서 아테네가 튀어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종양과 같이 병변이 생긴 경우 그 부분을 직접적으로 도려내야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개골을 뚫고 뇌의 병변을 찾고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의 다른 부분을 잘못 건드릴 경우 신체에 마비가 오는 등 위험이 매우 컸습니다. 이후 위험부담이 큰 뇌수술을 대체할만한 다양한 대안이 나왔고, 감마나이프도 이 중 하나입니다.
감마나이프(gamma knife)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과 칼을 의미하는 나이프가 합쳐진 용어입니다. 식약처에 등록된 명칭은 '원격치료용방사선조사장치'로 3등급 의료기기입니다.
방사선을 세포에 조사하게 되면 세포는 내부의 DNA 구조가 파괴되어 더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구조가 파괴된 세포는 노화되고 분열을 시도하면서 사멸하게 됩니다. 방사선 치료는 이런 원리로 종양조직에 방사선을 쬐어 종양조직을 파괴합니다. 그런데 한 방향으로 종양조직에 강한 방사선을 조사하면 종양조직의 세포 뿐 아니라 세포의 주변에 있는 정상세포에게도 영향을 미쳐 정상적인 세포도 사멸시킵니다. 때문에 감마 나이프는 100만큼의 방사선을 한 곳에서 조사하지 않고, 1만큼 100곳에서 조사해 중심의 한 점에서 만나게 합니다. 종양세포가 위치하는 중심에서는 100만큼의 영향을 받고, 나머지 주변의 정상세포는 1만큼의 미미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방사선만을 이용하기에 나이프로 절개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때문에 감마나이프 수술에는 무혈수술, 무절개수술, 무통수술이라는 수식이 붙었습니다. 감마 나이프가 그리스 로마 신화시대에 존재했다면 아테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마나이프 장점
정밀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수술 전 MRI와 CT를 촬영해 병변의 위치, 크기, 모양을 확인하고 이를 3차원으로 모델링합니다. 영상을 바탕으로 정확한 위치좌표와 방사선량을 설정하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만 효과적으로 수술이 가능합니다. 또한 예상치 못한 변수로 미리 설정한 위치에서 병변의 위치가 벗어나게 된다면 그 즉시 기기가 작동을 멈춥니다.
-입원기간이 짧으며 경제적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뇌 수술을 절개수술로 하게 되면 회복에만 상당한 시간을 요하기에, 짧지않은 기간동안 병원에 입원해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입원에 의한 입원비도 상당할 뿐더러 직장 혹은 영업장에 타격이 생깁니다. 반면 감마나이프의 경우 입원기간이 매우 짧으며 경과가 좋을 경우 당일퇴원도 가능합니다.
-무절개수술
절개를 통해 뇌수술을 진행하게 되면 완치 후에도 수술자국이 남게되며 머리의 경우 수술한 부위에 머리카락이 나지 않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감마나이프의 경우 흉터의 걱정이 없습니다.
감마나이프 단점
수술 직후 일시적으로 구토, 두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를 고정시키는 작업이 괴로울 수 있습니다.
-수술 중 머리를 움찔거리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면 기기가 멈추게 되고, 다시 위치를 잡고 수술을 진행해야합니다. 또한 급격한 움직임으로 정상세포가 파괴될 수 있기에 머리를 고정하는 작업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정위틀의 경우 머리 고정 틀을 두개골에 직접 고정하기 때문에 작은 나사못을 두개골에 직접 삽입합니다. 마취 후 진행하지만 사람에 따라 머리가 부서지는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병변의 크기가 작은 경우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감마나이프는 뇌 속의 병변이 3~4cm 이하인 경우에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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